아빠와
아들은
닮은꼴
닮은꼴
처음으로 Jazz를 듣던 시절 Charlie Parker가 New York의 Blue Note라는 재즈바에서 연주를 했고, Jazz를 이끌던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거쳐간 곳으로 소개된 기억이 있었다.
대학원때는 Dave Brubeck의 Blue Note 공연 실황을 인터넷 중계한다길레 새벽 4시까지 학교에 남아 중간중간 끊어지는 공연 동영상을 참 열심히도 봤던 기억또한 Blue Note였다.
그 후로 어두컴컴한 골목길에 파란색 네온사인 간판에 반지하로 들어가는 입구에 대한 이미지가 생겼고 (아마도 어떤 TV의 이미지와 합성된 기억의 일부였던것 같다), 나중에 커서 미국에 가면 Blue Note에 꼭 가봐야겠다는 막연한 계획까지 세웠다.
20여년이 지나 드디어 와이프와 함께 Blue Note를 가게되었고, 청담동의 어떤 재즈바가 주는 부담스런 분위기가 아닌 좀 더 식당스러운 모습이었지만 – 공연 관람료를 내고 들어갔으니까, 공연장이라고 봐야겠다 – 흥분된 감정을 추스리고 다닥 다닥 붙어앉아 1시간여를 즐기며 어린 시절 상상의 기억을 하나 하나 실제의 이미지로 체워넣었다. 와이프의 흥분은 나보다 몇배는 더 컸는지, 결국 공연끝나고 사진도 찍고.
오래오래 내 기억속에 남을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아마도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처음 그 설렘과 흥분은 느끼기 어려울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렇게…
와이프를 openwater 수업에 뺏기고도,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즐기다 왔다는것.
openwater 동기생과 강사님
“openwater couple”
같이 여행을 준비했던 sandra는 몸이 아파서 같이 못갔지만,
나중에 더 좋은곳에 같이 가기로하고, 혼자만 솔로였던 airabbit은
우리들중에 제일 신나게 놀았고, 나름 대한민국 평균 순진남녀들
단체로 헤나도 해봤고, 낮으로는 바다에, 밤으로는 열대 음식과 맥주에
더할나위 없는 멋진 기억을 갖게 해준…
보라카이와 친구들에게 감사.
촌스럽지만 괜찮아
여행을 기다리며 일상을 보내고,
여행을 하며 일상을 잊고,
여행을 끝내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2006, Boracay
“30살의 그녀”와 “31살의 그”가 2006년 8월 26일에 결혼하다.
각자 살아온 시간보다 함께 살아갈 시간이 더 많은, “가족”으로서의 첫발을 어느 무더운 8월 저녁에 내디뎠다.
그 날 새벽 다짐이 눈 감는날까지 변하지 않도록… 결혼 1년 후의 오늘에 다시한번 다짐한다.
참 많이도 다른 두 사람, 참 많이도 비슷한 두 사람…
더 이상 두사람이 아닌 “우리”, “부부”로 하나되어 1년간 살아온 하루 하루를 되짚어 보면
“하나”가 되기 위한 많은 아픔과 다툼과 시행착오와 함께 지금의 1년된 부부로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 몇 년이 지나야 이가 잘 맞는 톱니바퀴처럼 꽉 물려서 돌아갈 수 있을까.
31년을 같이 살아온 가족들에게서 느끼는 편안함과, 아직도 알 수 없는 부모님의 마음을 되돌아 보면,
평생을 같이 살아도 모르는게 부부라는데… 설령 꽉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금씩 서로의 바퀴에 홈을 파내어 맞춰가다 보면 잘 돌아가는 하나의 톱니바퀴가 완성되어 가지 않을까.
이제는 “30살의 그녀”가 아닌 “1년차 아내”로 “31살의 그”가 아닌 “1년차 남편”으로 후회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갈것을 되세긴다…
눈감는 날까지.
ps) 위독하신 할아버지를 위해 서둘렀던 결혼인데, 이 날 할아버지는 큰손주 결혼식이라고 독하디 독한 진통제를 맞으시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신체 저렇게 즐거워하고 계신다. 이 날이 사진으로 남은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다.
평소 사진찍기를 좋아하지만, 찍히는 경험이 거의 전무한 나로서는
“신랑님~ 입을 약간 벌리고, 이를 살짝 보이면서.. 그렇지~ 웃음~ 웃음~!”을 요구하는
사진가의 주문이 마냥 어색하기만 했고, 내 스튜디오 수업에 모델로 참여해준 희연이는
자연스런 포즈와 표정으로 마냥 즐거워하면서 촬영했었다..
His 31 years…
Her & His 1 and half years…
For Her & His remaining years…
결혼기념 DVD 제작 사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