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2. 8 ~ 11 (꼬따오)
꼬따오는 지난 태국여행에서도 묵었던 곳으로, 친구 태훈이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왔었던 곳이다.
먼저, 무척이나 조용한 섬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발전해서 사람도 많아지고, 여러가지 편의 시설도 많아졌다. 특히 섬에서 가장큰 싸이리 해변의 끝에는 7-eleven 편의점까지 생겼다. (태국 가게의 70%이상은 7-Eleven이다)
싸이리 해변의 일몰
이번 여행의 두번째 테마인 “다이빙”. 지난번 왔을때 해본 Discovery-Diving(여기 강사님 표현을 빌리자면, 디스커버리는 물에 발을 담그는것이고, 기초코스인 Open-water는 물에 들어가는것이고, Advance 코스는 다이빙을 하는것이라고 했다)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다시 제대로 기초코스를 받으려 했다.
다만 걱정되는것은 꼬따오의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것인데, 우기는 끝나지만, 바람이 불어서 수중이 탁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싸고, 지난 여행의 기억이 남아있는 꼬따오로 정했다.
반스 다이빙 샵에 도착해보니, 한국인 학생들(모두 강사과정 – IDC 과정을 받고 있었다)이 많았고, 한국인 강사분(쭌 강사님)도 계시고… 지난번엔 외국인에게 배웠고, 그다지 어렵진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사람들끼리 배우면 재미있을것 같아서 일부러 한국인 강사가 있는 이곳을 택했다. 그러나 아직 시즌전이라서 Open-Water코스 수강생은 나 하나. 그것도 강사는 IDC수업을 진행중이라, IDC 수업을 준비중인 “고은희”씨 – 일명 KO – 의 1-1강의를 받게되었다. 그래도 타국인데.. 친절히 대해줘서 감사하고, 맛있는 빵도 사주시고… 여러모로 신세 지면서 즐겁게 배웠다.
KO 선생님
외국인 Open-Water 그룹
반스 다이브의 Open-Water 코스는 4박 4일 코스인데 (도착날 부터 4일간. 4박을 하고 마지막 날 아침에 다시 출발) 비디오 시청 및 교재 이론 교육 (테스트) -> 제한 수역(수영장, 해변) 기초 훈련 -> 다이빙 1 -> 다이빙 2(테스트) 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이론 교육은 수중 활동의 수압과 잠수병 및 장비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 배울 수중 기술에 대한 교육이 있으며, 제한 수역 기초 훈련은 장비착용 및 사용법, 마스크 클리어(수중에서 마스크 벗었다가 다시쓰고, 물빼기), 레귤레이터 클리어 (숨쉬는 장비를 뱉었다가 다시 찾아서 물기, buddy(같이 잠수하는 사람)의 레귤레이터 사용하기) , 호버링(부력을 맞춰 무중력상태를 이루는 기술), 비상 상승(6m정도에서 숨을 내뱉으며 수직상승하기)등등을 배운다. 그리고 배를 타고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하여 실제 수심 10m 내외에서 이러한 기술을 재교육하고, Fun Diving(수중 관광정도?)을 한다. 마지막날에 지금까지 배운 기술을 수중에서 테스트 받으며, 기본 기술로 수영과 수면에 떠있기를 테스트 한다.
난 아무래도 지난 Discovery 경험이 있으므로, 비교적 쉽게 따라갈 수 있었는데, 마지막날 수심 10m에서 테스트를 받던중 마스크 클리어하면서 코에 물이 한가득 들어가는 바람에… (레귤레이터는 물고 있지만, 기도에 물이들어가서 숨이 안쉬어지는) 순간이었지만 “아… 숨을 참고 올라가야 하나”,”기침을 해서 뱉어야 하나..” 당황스러웠다. 이러한 상황을 panic이라고 부른다는데… 나를 보고 있던 KO 강사도 조금 당황한 분위기였고, 수신호로 “진정하고 숨을쉬어라”를 연발하고.. 다시 기침을 해서 숨을 쉴수 잇었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휴~~ 당황하지 않으면 큰 사고는 나지 않는데, 대부분 당황해서 더 큰 사고가 난다고 한다. 그리고 Open-Water학생들이 대부분 통과하는 의식같은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잘 했다면서… 🙂 마지막 수영시험은 다이빙하는 배 (중간정도 크기?)를 두바퀴 도는건데, 수심 10m 바다위에서 아무것도 없이 수영하기란… 두바퀴가 대략 50-100m 사이라는데, 정말이지 그게 제일 힘들었던것 같다. 편하게 천천히 하라고는 하지만, 어디 그게 말이 쉽지…
한바퀴 반을 돌고는 강사가 머리를 받쳐주고 둥둥 떠서 돌아왔다. -.-;
아무튼… 그런 일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4일이었다. 거기 IDC과정 학생들과 저녁에 술도 같이하면서 그들 여행다녔던 얘기도 듣고, 수고해준 KO 강사에게 저녁도 대접하고… 밤에 출발하는 낚시 투어가 있다고 해서 시도했지만, 섬 전체에 신청자가 나밖에 없어서 cancel되고. 결국 낚시가 하고 싶어서 꼬싸무이로 가기로 했다. 거기엔 낚시를 좋아하는 한국인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계시다는 말을 듣고서.
다이빙은 월-목까지 하고, 금요일 아침 다시 꼬싸무이로 향했다. 배로 2시간 정도?
꼬따오 선착장를 떠나면서
꼬싸무이로 가는 바닷가. 바다빛이 정말 예뻤다.
2003. 12. 12-13 – 꼬싸무이
꼬싸무이로 가는 배에서 폭풍우라고 할정도의 비를 만났다. 저 멀리 꼬싸무이가 보이는데.. 아무리 다가가도 계속 검은 구름뿐. (꼬따오에서는 비가 안왔고, 출발할때도 날씨가 좋았다) 아…..
꼬싸무이에 내리자, 엄청나게 비가오고 있었다. (요 몇일 계속 그랬다는… 2-3일 전이 Full Moon이라고 보름달이 떴는데, 그때마다 꼬따오-꼬싸무이 중간에 있는 꼬팡안에서 풀문파티가 열린다. 원래 Full Moon이 지나면 날씨가 않좋기 마련이라고 한다)
꼬싸무이에는 오로지 낚시하러 왔는데… 아… 낚시배가 안뜬단다. 젠장…
결국 “노네임 방갈로(낚시 좋아하시는 한국분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으면서 만화보고, 신라면 끓여먹고, 맥주마시고, 책보고… 어떻게 보면 여행가서 그게 뭐냐..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여유있는 여행이라면 하루/이틀 정도 푹쉬는걸 추천한다. 몸도 가뿐, 마음도 가뿐. 여행지에서 외국사람들이 항상 책을 보며 앉아있는 풍경을 봤을것이다. 그 사람들은 여행을 즐긴다. 해보고, 가보고, 찍어봐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게 없단 말이다. 즐겨라 여행을…
내가 묵던 방갈로 방앞에 핀 꽃 여러송이
그 옆에 붙어있는 빨간색 화장실 담에 붙어있는 꼬리 잘린 도마뱀
암튼… 원하던 낚시는 못하고, 토요일날 오후배를 예약해 다시 방콕으로 올라왔다. 역시나.. 꼬싸무이를 출발하는 날은 날씨가 엄청 좋았고, 곳곳에 낚시하는 배들이 줄을 지어있더군. -.-+ 오후 2시쯤 배를 타서 쑤랏타니를 거쳐 방콕까지… 하루 종일 이동이다.
꼬싸무이 -> 쑤랏타니 배
2003, 태국 #prologue
2003, 태국 #1 – 방콕
2003, 캄보디아 #2 – 앙코르 1
2003, 캄보디아 #3 – 앙코르 2
2003, 캄보디아 #4 – 앙코르 3
2003, 캄보디아 #5 – 앙코르 4
2003, 태국 #6 – 방콕
2003, 태국 #7 – 꼬따오(다이빙), 꼬싸무이
2003, 태국 #8 – 아유타야
2003, 태국 #epi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