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제주도 – 목포

선배 결혼식 겸, 텔코웨어 -> 네오위즈 이직 중 짬을 내어 제주도엘 다녀왔다. 남는게 시간이요, 느긋한 여행을 위해 배로 가보기로 하고, 목포행 고속버스 막차를 타고, 생각보다 일찍 (3시간-3시간 반) 목포에 도착. 목포는 처음 가보는곳이고, 언론 및 영화에서 왜곡된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받은 바, 왠지 가기 머뭇거려지는, 낯선 곳인데, 새벽 4시에 여길 도착하니 막막할 수 밖에. 제주도 가는 배는 아침 9시. 5시간을 무얼하나 고민중에 누군가 목포에서 아침 배를 타려면 찜질방에서 쉬다가 가는게 좋다는 얘기가 생각나 무작정 택시를 타고 “가까운 찜질방이요~”

택시기사 아저씨는 구수한 (다소 살벌한 느낌의 그) 사투리로 “어서 왔소?”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던중. “제주 갈라믄 어차피 아침 먹어야 하잖소? 선착장 앞에 식당서 아침 백반 5천원잉께 거 묵고.. 잘 야그해서 거서 한숨자다 배 타소”란 아주 귀한 정보를 주셨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다들 그런식으로 한다고. 식당에 들어가 “잠 좀 자다가 아침먹고 배타려구요” 했더니 친절히 이불까지 꺼내주신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말 그대로 목포식 정식 (반찬만 무려 20여가지, 그 중 절반 이상이 난생 처음 먹어보는 바닷가 음식들)을 먹고 배에 올랐다.

(추자도 들러 두어시간 만에 제주까지 가는 쾌속선은 9시경. 매우 비싸고, 고속이라 멀미가 심하다 하여 4시간 정도 가는 페리호를 선택했다. “학생도 아니고, 배멀미도 있을지 모르고… 좋은걸로 타자” -> 1등석! (페리호는 1등석, 2등석 모두 별 차이 없어보였음)

아무튼.. 이렇게 태어나 두번째 제주행이 시작된다. (처음은 대학 수학여행으로)


아침 햇살을 듬뿍 안은 선착장 앞 밴치

@ F80D/24-85G, 목포 여객터미널, 2005

2 thoughts on “2005, 제주도 – 목포”

  1. 어라.. 이거 아침 햇살에 진짜 예쁜 풍경이었는데… ㅎㅎ
    사진으로 보니 공포스럽기도 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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