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ports in travel

여행을 좋아한다.
대학생때 못해봐서 후회되는 두 가지. 하나는 찐한 연애, 나머지 하나는 그때 한참 유행했던 유럽배낭여행.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한것도 아니고, 뭔가 뚜렷하게 한 기억도 별로 없이… 그냥 그렇게 시간만 지나갔던것 같다. (동아리 만들어서 밤세워 공부하고 만들고 설치하고 했던게 있구나!)


아무튼… 회사를 다니면서 작지만 월급을 받고, 재테크가 뭔지도 모른체 그냥 그렇게 통장에 월급을 모아가던중 불현듯 친한 친구로부터 해외배낭여행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처음 간곳이 태국. 그 친구말로는 “배낭여행자들의 마지막 안착지”라는데 (여행하기 편하고, 쉽고, 싸고, 쉴 수 있는…) 나는 처음부터 그곳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래.. 편하게 여행하자”라고 생각하고 간 첫 여행은 두려움과 낯설음과 “전투여행”이라 부를만큼 빡빡한 일정에 혼자 간 탓에 보름 가까이 누군가와 대화를 해보지 않았던 기억이다. 이후로 태국을 두 번 더 다녀왔고.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도 재미있게 여행을 할 수 있을것만 같다.


직항으로도 14시간을 가는 미국 출장을 일본에서만 4시간을 기다리며 내 모든 기력을 소진시키려는 듯한 일정에 맞서 “나름대로 이것도 여행이지머…”라고 위안하며 다녀왔다. 긴~ 여행의 중간 중간 휴식처는 아마도 공항이 아닐까? 여행지의 향취도, 여행자들간의 의사소통도 없는… 들어오는 사람, 나가는 사람, 거쳐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각자의 사연을 담고 기다리고, 줄을서고, 밥을 먹고, 잠을 자며, 긴긴 지루함을 면세점 쇼핑과 어딜봐도 별다를것 없는 공항을 산책하고.


우리나라 만큼 멋있고, 넓고, 시설이 좋은 공항이 세계에 몇군데 없다고들한다. 왜 그럴까? 국력을 뽐내는 것일까? 아니면 여행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감사한 노력일까? (설마…)
저 스튜디어스는 어느나라 사람일까? 유니폼이 꽤나 이쁜데? 기장들은 왜 실내에서도 모자를 쓰고 다닐까? 인사를 받으려는걸까?
옆사람은 왜 저렇게 뚱뚱할까? 몇시간동안 먹지도 않고, 열심히 돌아다니는데… 비록 쇼핑백을 양손에 들고 있지만…
조그만 간이 매점의 아줌마는 얼마나 심심할까? 그래도 영어를 해야 커피라도 한잔 팔텐데… 공항에서 집으로는 어떻게 갈까? 자가용이 있을까?

나는 비행기를 타고 내려서 무얼할까? 일은 잘 될까? 두고온 가족들은 별일 없겠지? 어제 받아둔 게임은 언제 해보나… 출장비가 남으면 뭘 살까?

난 이 많은 사람과 공간안에서 무엇을 생각할까?

@ D200/18-70, 나리타공항/Japan,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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